목장일기

설날 단상

달진맘 2013. 2. 11. 02:24

 

몇십년만에 눈 풍년인데 ...

설날인 어제도 함박눈이 내렸고 날씨는 음산했다.

일년에 두번 명절이면 친정  사촌 들이 차레를 모시곤  지나가다 꼭 들린다.

 

올해도 어김없시   친정엄니랑 동갑이 팔순의 작은엄니랑 사촌 올케 아이들이 와 새배를 하고  차를 마시곤 갔다.

눈속을 헤치고 들러주는게 고맙고 살기도 빠듯한데 선물꾸러미를 가져다 주는 작은올케의 마음씨가  그저 감사할뿐이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대학을 졸업한 놈도 있고  중학교에 가고 초등학교 5학년이되어 처녀티가 나는 아이들 촌수로 내가 당고모가 된다.

 아파서 난 세배를 안받고 남편에게 줄줄이  세배를 받았고

작은엄니게 새배를 남편이 드렷다.

 

 같이 늙어 간다면서 사양 하시다  절을 받으시곤    손녀딸 잔칫날 걱정을 하신다.

 

 혼행 버스는  동네마을 회관 앞에서 출발을  할것이고 앞잔치는  목장에서  한다고 말씀을 드렸다.

 

추우셨는가 웅크리도 있다 집안이 훈훈하다며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금전수 가 새싹이 4개가  나와 우쭉 큰게 멋지고

 제라늄이 창가에서 피여난게 이뿌다 하신다.

 

집을 지을적에 남 향으로 창구멍을   내어  버꾸기창으로 하루종일 해가 드는데 오늘은 음산하니 날이 흐려 해빛이 없서 덜 뜨시다고 했다.

 

작은집 차례를 지내고 큰집으로 제를 지내러 오고 다시 우리집으로 오느라 날이 추운데 동동 거린듯싶다.

 

몸을 녹이고  과일을 먹고 아이들 세배를 하고  오랫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성묘를 한다고 갔다.

 

 

 

작은엄니랑 친정엄니랑 올해 팔순이시다.

 

울엄니가 음력 3월 3월 작엄니가 5월.

 

나이가 80줄에 들도록 사셧다 하심서  오래도 살았다 하신다.

 

올해는  사촌들하고 두분 엄니 들 생신에 밥이라도 조촐하게 모어 먹여야 할텐데  가슴이 먹먹 하다.

 

벌서 내자식대에서 두명이 출가를 해서 세배 꾼이 줄었다.

 

몇년지나면  대학생 조카가 장가를 들것이고 그럼 새사람이 와 식구가 늘것이고

아이들은 고입 대입으로  어른따라 세배오는 일이 줄테고

나이를 먹어 난 점점 기운이   쇠잔해 지겠고    내가  조카들 나이적에 어른들에게 새베 드리고  덕담듣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머리허해  아이들 세배 받는 세월이라니..

 

너무 빨리 날이  흘러갔다.

 

 내어린시절 ...

 종부로 제사준비하시는 엄니를 도와 한 교자상을 만두를 빚었고

찹살 한말을 모찌떡을 만들고 한말을 찹쌀 떡을 만들고 멥쌀 두말을 가래떡을 뽑아  손고락이 부르트도록 썰었고 식헤와 수정과를 각각 한동이씩 만들어

보름명일까지  손님상을 보았던 엄마를 따라  이골나게 차렸던 떡국상..

 

만두라야 지금처럼 고기나 두부가 많이 들지도 않은  김치만두에 소뼈를 우려 만든 국물도 아닌 장국에 끊여낸 떡국 이지만

맛 있섰다.

 

 

 지금의 내딸들과 조카들은 무슨맛을 훋날에 기억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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