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요일날 아침에 7시에 엄니를 응암 휴게소에서 모셔왔다.
지독하게 더운날 엄니는 매일 전화를 거셨다.
잘 들있나? 보구싶고 목소리 듣구싶다 하시면 같은 레파토리로 열거 하신다.
손주들 잘 있니
김서방은 안 아프니 밥 먹었니
그리곤 전화건 것을 잊어 먹고는 다시 걸어 똑같은 말을 반복 하시고
재 넘어에 작은 엄니가 사신다.
엄니랑 작은엄니는 동갑 이지만 아버지가 형님이라 엄마 한테 형님이라 부르신다.
젊어서는 두분이 동서지간에 아웅거림도 있섰지만 이제는 90줄에 살아온 세월에 정이 들을대로 들어 두분이 집안 어른으로 정겹게 지내신다.
그제 사촌이 얼근히 취해 올라와 유환을 이야기 하네
엄마가 맹장염이 걸려 수술을 했구 집에서 넘어 지셔셔 등뼈가 엇갈려 일명 콘크리 수술을 하고 집에서 조리를 할수가 없서 요양병원에 계시다고 남의집 이야기 하듯이 술술 쏱아 놓는다.
한동안 소식이 없더니 이런 변괘가 있섰구나 싶어 서울에 동생 에게 카톡을 했다.
숙모가 아프시다니 이천에 내려옴 병 문안 가 보라구
어제 뜨겁데 달군 날 병원엘 갔다.
노인 병원
입구 부터 음습했다.
무표정이 노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안자 게시거나 보행기를 타고 비척비척 걸으신다.
느림보 세상에 온듯 싶은데...
활기가 없다.
오늘또 엄니를 모시고 갔다.
작은엄마 병 소식을 들으시고는 아침에 작은 아들 차에 타고 내려오셨고 새벽에 나가 노인네를 인수인게 받듯이 내차로 모셔 왔는데 .
정신줄이 흔미하신 엄니 또
장 보아 둔것 한 가득 갖고 오셨다.
조개젓 봉지만 세개 ,,,말라비틀어진 고추 한봉지... 곰팡이쓴 멸치... 강낭콩 세 무더기 쩐내가 나는 작은 조기 새끼,,,
쭈굴 거라는 사과...
아마도 심심해 장 바닥을 도시다 당신이 살림 하는 것으로 착각해 사다 쌓아놓 으신거 가져오신듯 싶다.
몇년째 점점 증세가 나빠져 가 걱정이다.
사들이고 쌓아놓는 증세가 점점 심해져 간다.
올케가 엄마 방에 들어갔다 부엌이나 배란다에 쌓여있는 비닐봉투 속에 물건들이 상 하는 것을 보곤 질색을 하건 만
나도 무겁게 갖고 이고 지고 오셔야 먹을수 없는것뿐 인데 고만 사 시래도
안 산다 하시곤 점점 검정비니루 보따리는 늘어만 가고
오늘은 보리쌀 삶아 냉장고에 얼린것가지 따라 와 버리고 치우느라 난감했다.
작은엄마 한테 가자고 졸르신다.
엄마가 우기기 시작하면 당해 낼수가 없다.
더워 걷기도 힘이들고 차안엔 40도가 넘어 더쳐논 시래기 같이 되겠는데 보채시니 길을 나섰다.
점심으로 메밀 들깨국수를 사 드렸드니 국수가 덜 삶아지셨다고 화를 내시고 소리를 질르면서 다시 해라고 하시어 민망하게 하셨다.
조용하고 속말씀을 아나 하시더분이 이렇게 화를 내고 싸울듯이 덤비 시니 ,,,
국수를 드시고는 바로 가자고 해서 ,,,,모시고 병원에 갔고
그전 같으면 동서 준다고 돈을 준비하실텐데 그런기미도 없시 막무가내로 졸라 병원에 도착했다.
병실에서 두노인네는 붙뜰고 우시네...
허리 보호대를 차고 누웠 게시다 엄마를 보고는 일어서 부들부들 떨며 반가워 하시고 엄마는 손을 부여잡고 고생 해서 워쪄 두눈이 붉어 지고
백세시대에 아프지말고 어서 털구인나...
형님 저는 보건소 소장이 수술 하고 집에오니 밥해줄 사람도 없고 견딜수 없으니 요양 병원에 가라고 하는데 울동네 사람 여기와서 살아나온사람 없시 다 저 세상 가서
내차레 가 왔다 싶어 하염없시 울었서유...
오남매를 두셨지만 장남과 차녀를 먼져 보내고
며느리들도 직장 다니고 도시에 좁은집에서 견딜수 없서 시골집에서 혼자 밥 끊여 잡숟고 사시다 덜컥 병이나니 몸조리가 안되는것 같다.
중국인 간병인이 4명을 공동 책임으로 보아 주어 간병비는 적게 들지만 농촌 살림에 요양 병원비는 장난 아니게 자식들 부담이 될것 뻔한 이치이다.
내가 자식둘을 앞세워 오래살것 같았는데 이렇게 이곳에서 죽어 가는가 싶어 많이 허망 했서요 형님
이렇게 비실비실 아파 자식들 애물단지 되는것 보다는 얼능 가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네요
주절주절 속내를 말씀 하시는데
오래 살고 싶은 삶에 욕망을 느꼈다.
백세 시대에 아프지 말고 건강 하게 땅 디디고 살으셔야지 이렇게 병원에서 사는것은 행복이 아니다 라며
진즉에 캴슘제라도 집어먹지 뼈가 구멍이 뚤리도록 냅두다 자빠져서 허리가 또 나가면 어떡 하냐고 엄마는 속이 상해 쏘아부치 듣이 속내를 털어놓으신다.
입맛을 잃어 먹고싶은것도 없고 힘이 드시다는 소리를 하시는데
참 난감 했다.
자식들이 사는 도시로 가서는 견디지 못하고 농촌에는 노인들이 경노당에서 모여 하루 한번 밥을 공동으로 해 드시고는 각자 집으로가 주무시고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농촌에는 이미 경제력도 생활력도 없는 노인들뿐이다.
그분들이 병이 나거나 아프면 요양병원에 계시다 대부분 삶을 마치시는것 같다.
쓸쓸해 하시는 작은엄마를 병실에 두고 다시 들르겠다고 하고 총총 집으로 왔지만 발거름이 무거웠다.
정신줄을 놓아가는 엄마도 앞으로 더 큰일이 벌어질것이고
84살의 두노인네들이 이야기가 남의일이 아니고 십년후에 내일이라 느껴지니 마음이 더더 무거웠다.
급하게 엄니 모시고 집으로 와서
택배배송 꾸러미 꾸리는데 찾아오신 신부님 과 동생
유제품을 싸 드리고 작년에 만든 치즈를 드리니 감탄을 하시네
프레스가 무거워 이것은 혼자 못 만들어요
날이 선선해지면 만들면 도와 주시겠다 해서 웃었다.
더워 잠을 못 이루고 있는지
낮에 본 노인병원에 쓸쓸하고 암울함이 뇌리에 박혀 그런지 눈이 총총해져 간다.
밥을 못 드신다니 기력을 찾으시라고 내일은 뼈를 곤 곰국을 사다 갖다 드려야 겠다.
참 ...
일도 대추 나무 연걸리듯 ...많기도 하고 챙길것도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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