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사는 곳이야기

눈속에 뭍친 목장

달진맘 2013. 1. 1. 11:55

 

 

    계사년이 밝아 왔다.

큰딸은 시댁으로 인사를 가고 작은딸이랑 소눚들과 집안에서 바깥 구경만 하고 사는데

매일 매일 눈이 내린다.

오늘은 올해 한해 잘살라는 뜻인가 함박눈이 펑펑 쏱아진다.

 

만두를 빋어 아침을 떡국한그릇 간단히 먹고 ~

바깥을  바라보니 연실 내리는 눈...

눈이오면 남편과 가족들은 눈치우기 고역이고  산짐승들도 배가 고프니 목장 까지  내려온다.

그제도 고라니 새끼가 어슬렁 거리고 내려와 눈덥인 산속에서 무엇가 먹을것을 찾는 양 주딩이를 땅에 대는데 강아지들 흔히 보았는가 짖어 대지도  않는다.

 

산비들기도 슬그머니 개밥으로 몰려와 먹고 가고

설걷이하고 남은 밥 알갱이는 일부러  눈위에 뿌려준다.

 

참새 까치 산새들 요기 하라구...

 

콩알을 불린것 우사 가는 길에 던져 주라고 남편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이미 집안 오리장 칠면조장은 산짐승한데 기습을 당해 문짝이 부셔지고

털이 뽑혀 몇마리는 실종이되고 칠면조도 과부가 된듯 혼자 있다.

 

 

 

 

  새벽에 젖을 짜고 이른아침 제일 추은날 임계온도가 집이 영하 14도면 우사는 18도나 최고 영하 21도까지 내려간다.

 

 2시간 가량 아침에 눈길을 내고 꽁꽁 얼어 들어온 남편

파리한 얼굴로 몸 부터 더운물에 녹히고 아침을 늦게 먹는일 요즘 목장 일과이다.

그나마 집은 단열이 잘되어 손자놈들 기저귀 바램으로 노는게 감사하고  지하수 안 얼어 따순물 쓰는게 고맙기만 하다.

 

 

얼마만에 이렇게 눈이 파 무치게와 겨울을 하얀 세상속에 사는가 45년만인듯 싶다.

 

어릴적에 방학에 겨울에 작은집에 놀러와 겨울내내 집에서 눈치우며 쇠죽끊이는 사랑방 부엌에서 군고구마구워 먹으면 살기억이  초등학교 무렵인듯싶다.

 

올보앇 눈온대로 하던데 초봄에 물은 흔하지만 여름 물난리 나는것 아닌가 모르겠다.

 

 

눈이오면 풍년 든다고 좋아하시면서 홍수걱정 하던   내친정 아버지를 닮아가는가 싶다.

 

 

 

눈이 내리고 햇살 너그러운날 ....

뽀송거리는 길을   걷고 싶다만...

 

나의 외출은 우수 경칩이 지나야 될듯싶다.

 

 

계사년 올해 은아치즈 블러그에 오시는 벗님네들 다들 복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행복이 깃드시길 빌고 빕니다.

'내가사는 곳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젖소부인들의 윳놀이   (0) 2013.02.17
입춘날에 눈이  (0) 2013.02.04
지독한 추위  (0) 2012.12.27
선물받은 김장 김치  (0) 2012.11.07
비어져 가는 들녁  (0) 2012.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