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일기

가을비 내리는 날에

달진맘 2009. 9. 21. 20:47

 

아침 부터 비가 내렸다.

풀밭에 여름에 타 죽은 자리에 무성히 자라는 잡초 잘라내고 시앗을 넣는데 비가 오락가락 추웠다.

치즈를 만들라고 파파가 우유를 한통 가져다 주어  모짜렐라 만들면서 씨를 넣는데

강아지들이  옆에서 오락가락 한다.

 

해는 점점 짧아지고 이 비가 끝이나면 쌀쌀해 지겠다.

반팔이 추워 긴옷을 찾아입고 따뜻한 아랫목이 그리워진다. 

 

가을 꽃들은  서리가 내려  얼기 전에 화려하게 피여 서둘러 씨앗들은 영글게 할테고

 밭엔 배추들이 쭉쭉 자라 고갱이를 겹겹이 챙겨 줄 계절이다.

 

별안간 무우에 소고기 국이먹고 싶어졌다.

 

따뜻하게끊인 가을 무수 국에 하얀 쌀밥...

오늘 새로이 개업하다고  오라는 문자를  간밤에 2개를 받았는데  조합원의 의무로 가야겠기에..

먼길을 돌아 한참  차를 타고 나섰다.

 

들녁은  노오란 들판으로 이미벼를 베에낸 논도 보였다.

비가 살포시 내리고 들녁은 노오랗고

들깨 꽃은 보숭부숭  송이를 달아  익어가고  과수원에 사과는 농익어 붉게 익어가고 있다.

 

 

늦게 심엇는가 동네 앞길에 해바리기가 고왔다.

 

차를 세워...해바라기와 누우런 들판을 찍고 마트로 갔다.

 

마트가 이런촌에는 없섰으면 한다.

 

대리석으로 웅장하게 지은 큰 매장...

작게 포장하여 진열된 농산물엔 시골장의 인정이 없서 보여 싫었다.

 

대충 조합장에서 눈인사를 하고 서둘러 빠져 나왔다.

 

시골 5일장이 좋은데..

도란도란  쌓아논 갓 뽑아온 무우배추   물건은  엉성해도 정겹고 노점상  할무니 옹기종기  작는봉지 안에 텃밭에서 뽑아온 열무 몇단 애호박 가지몇개 논 난전이 그리웁고  됫박 되어 잡곡  팔아 담는 게 좋은데...

 

영 아니다싶어  도리질을하면서  집으로 왔다.

 

더 깊은  산속으로 들러가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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