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일기

햇밤과 친정엄니

달진맘 2009. 9. 14. 21:54

 

 

 

목장주변에 내 나이 19살에 내려와 접을 붙인 산밤나무들이 꽤 있다,

지금은 고목이고 빼곡히 자라 밤송이는 작지만 밤맛은  일품이다.

 

친정엄니 요즘 일과는  아침눈이 뜨이면 늦잠 자는딸 깨울라 조심스레 밥을 안 치시곤  슬그머니 비닐봉지 들고  나가신다.

 

밤새 아람불어 떨어진 알밤을  줍기 위함이다.

 

아침밥을 차려놓고 소리소리 질려야 노인네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맺고 오시어 주은 밤을 쏱아 놓으신다.

 

밤잠도 없는 노인네 긴긴 밤 도토리 같은 밤을 골라 멀쩡하고 좋놈은 제사 상에 올린다고  갈무리 하고

아들네 딸네 주고 싶어 벌래없는 놈 으로 골라 놓으신다.

 

그리곤 벌래먹은 놈을 밤새 껍질을 까 콩알만한 놈 까지 한공기  물에담아 놓으신다.

 

어쩌랴..

밥에도 얻져먹고 닭찜에도 넣고 조려도 드리고...

드시면서 느그 아부지 밤 삶아 놓으심 잘 두드시더니... 돌아가신 아부지 생각에 또 아부지 타령을 하신다.

 

아부지 살아계심 올해 91세 이시고 이미13년 전에 돌아셨는데 아직도 아부지 생각이나요?

 

그람...

생각나지..

 

그제는 시오리 길 작은 댁에 손아래 동세 준다고 밤알 들고 걸어 다녀 오시더니 시쿵둥한 대답을 들으셨는가 언짠아 하신다.

그런거 왜 가져 왔냐고 반가운 내색이 아니라고 서운해 하신다.

 

킥킥...웃었다,

오늘 아침엔 작은딸네  준다고 작년에 말린 생율 하고  밤을 서너 됫박은 되게 싸시 길래

부천사는 작은 딸은 안 주는가 다구쳤다.

 

종일  우체국 안 가냐고 조른 신다. 찾아오는 이는 많은데..

 

저녁나절 잠시 짬을 내 차에 타니 노인네 성큼 올라타  우체국을 동행 하신다.

 

두집 택배를 부치고 집 으로오는 길..

일본에 지아 에게도 보내 주어야 한다고 내일아침에 체험장 앞에 개장 옆으로 가신단다.

그곳 밤이 제법 알이 굵어~~

 

 

부저런 하시기 도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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