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다르게 기온이 내려가고 풀 들도 나무 들도 지친듯 싶다.
풀밭에 안쟈 종일 풀을 봅았다.
나른하고 행복했다.,
개들은 좋아 풀밭에서 뒤굴고 니들팔자가상팔자다 나보다 낫다,,그쟈?
목초는 이제 방목을 다한 듯 옷나무 이파리들이 붉게 물 들어가고 있다.
고구마를 부치러 읍내 우체국에 가는 길에 논은 이미 타작을 하기 시작 했다.
누우런벼...
추석명절이 지나면 서리 내리기 전에 벼들은 타작을 할것이다.
이지역은 추청이라하는가 아끼바리라는 만생종을 주로심는다.
여주쌀의 명성도 이제는 엤말.,..재고파느라 조합마다 공무원들도 에추쌀 판촉에 나서고...세월이 변해도 원...
싱겁게 콤바인이 들어가 휙휙 몇바퀴 돌면 논은 텅비어 볏단만 조각나거나 소밥으로 묵어지게 군데군데 나눔해떨어져 놓겠지..
예전에는 짤은해에 타작하는날은 동동 밥하느라 부산을떨었는데
이젠 자짱면 시켜먹고 벼나락 커단 자루에담아 수매하러 창고로 간다.
세월이 참
빠르다.
담장이나 공터엔 늙은호박들이 배뚱뚱이를 자랑 하듯이 누우렇게 익어 가고 있고 새순가지에는 애호박 들이 조랑 조랑 달려 있다.
나 어릴적에는 동동팔월 이라 했다.
가을햇살이 눈 부시면 벼도 털어 널고 말리느라 고물개로 뒤적뒤적 몽석에널고 푸대에 널어 말렸는데
지금은 벼굽는 기계로 구워낸다.
애호박 애가지 딜리는대로 땋아 말려 갈무리했고
들깨 주박이가 ( 고투리 씨앗 )열리고 나면 누우런 께잎 따다 소금물에 삭혔다.
어디 그뿐인가..
서리가 내리기 전엔 고추도 열심히 헛꽃이 없이 꽃이 피면 주렁주렁 열리는 것
마구잡이로 훝어다 이파리는 말려 두엇다 무우말랭이에 넣어먹고
독이 오른 놈은 따듯한 방안 에 두어 붉게 색 들여 말리고
퍼런놈은 따다 고추끝을 바늘로 찔러 초간장에 담가 장아치를 만들었다.
겨울내내 아니 봄내 겨우 내 먹을 밑반찬 으로
지금은 싱겁다.
말리는것도 채반이 아닌 건조기에 넣고 싱겁게 파랗게 숨을 죽이고
겨울내내 마트에가면 시퍼런 채소가 늘렷는데 누가 갈무리를 하면서 겨울나기준비를 하는가...
그래도 가을이면
손이 심심해져
고추도 배갈라 찹쌀풀 젹서 널고
고추도 삭혀 동치미에 넣고
무청도 말려 스레기역어 담장밑에 걸어두고 싶다.
참 애호박 썰어 박고지도 하고싶고
늙은호박 길게 말려 떡두 해 먹어야지..
몇일후면 추석이다.
내일은 쌀을 불려 빻아와야지...
추석 송편 내손으로 꾹꾹 늘러 콩다문다문넣은 막송편 해먹고 싶어서..
우체국다녀오다 차를세우고 배추밭고랑도 찍었다.
가을...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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