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주변에 내 나이 19살에 내려와 접을 붙인 산밤나무들이 꽤 있다,
지금은 고목이고 빼곡히 자라 밤송이는 작지만 밤맛은 일품이다.
친정엄니 요즘 일과는 아침눈이 뜨이면 늦잠 자는딸 깨울라 조심스레 밥을 안 치시곤 슬그머니 비닐봉지 들고 나가신다.
밤새 아람불어 떨어진 알밤을 줍기 위함이다.
아침밥을 차려놓고 소리소리 질려야 노인네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맺고 오시어 주은 밤을 쏱아 놓으신다.
밤잠도 없는 노인네 긴긴 밤 도토리 같은 밤을 골라 멀쩡하고 좋놈은 제사 상에 올린다고 갈무리 하고
아들네 딸네 주고 싶어 벌래없는 놈 으로 골라 놓으신다.
그리곤 벌래먹은 놈을 밤새 껍질을 까 콩알만한 놈 까지 한공기 물에담아 놓으신다.
어쩌랴..
밥에도 얻져먹고 닭찜에도 넣고 조려도 드리고...
드시면서 느그 아부지 밤 삶아 놓으심 잘 두드시더니... 돌아가신 아부지 생각에 또 아부지 타령을 하신다.
아부지 살아계심 올해 91세 이시고 이미13년 전에 돌아셨는데 아직도 아부지 생각이나요?
그람...
생각나지..
그제는 시오리 길 작은 댁에 손아래 동세 준다고 밤알 들고 걸어 다녀 오시더니 시쿵둥한 대답을 들으셨는가 언짠아 하신다.
그런거 왜 가져 왔냐고 반가운 내색이 아니라고 서운해 하신다.
킥킥...웃었다,
오늘 아침엔 작은딸네 준다고 작년에 말린 생율 하고 밤을 서너 됫박은 되게 싸시 길래
부천사는 작은 딸은 안 주는가 다구쳤다.
종일 우체국 안 가냐고 조른 신다. 찾아오는 이는 많은데..
저녁나절 잠시 짬을 내 차에 타니 노인네 성큼 올라타 우체국을 동행 하신다.
두집 택배를 부치고 집 으로오는 길..
일본에 지아 에게도 보내 주어야 한다고 내일아침에 체험장 앞에 개장 옆으로 가신단다.
그곳 밤이 제법 알이 굵어~~
부저런 하시기 도 하시지...
'목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비 내리는 날에 (0) | 2009.09.21 |
---|---|
가을꽃 (0) | 2009.09.18 |
봄에 수선화랑 무스카리 (0) | 2008.08.31 |
훌쩍 커버린 아이들 (0) | 2008.08.11 |
여름꽃 으로 목장 (0) | 2008.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