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날씨가 따뜻하고 봄날에 햇살이 너그러워 나가 살고 싶었다.
꼭 이맘때면 지난 겨울 움크리고 산것 후회를 하듯이 일상이 구질구질 해 보여 안 하던 장독대 항아리뚜껑도 열어보고
군둥내 나는 먹다 남은 김치통도 들추어보고 긴 겨울내내 쌓아 두었던 쓰레기 치우고 싶어지곤 한다.
아침에는 바람이 안 불지만 꼭 오후만 되면 점심먹고 노곤할 시간 때면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대 빨래 줄에 걸어둔 빨래 땅 바닥에 둥굴게 만들고 품 으로 들어가는 바람은 웅크리게 만드는 날,,
부지런도 화근이지..
왜 이리 지난 가을에 못 짤라준 마당에 덥수룩한 잔디밭이 눈에 가시처럼 보이는가 모르겠다.
주머니에 갖고 다니던 라이타에 불을 댕긴게 화근이었다.
순식간에 불은 마당을 태우고 또 태우고 남편에 애지중지하는 향나무에 옮겨 붙어 화르르 기름을 부은듯이 타 들어 가드니
불씨가 너울너울 바람에 이리저기 욺겨는데 순간에 마당을 태우고 집 마당 휀스옆 까지 덥쳣다.
너무 놀라 큰딸을 부르고
그녀가 점심을 먹다 튀여나와 널려있던 메트로 이리저리 뛰면서 불을 끄고
난 가벼이 빗자루로 덱텍 치며 끄다 도저히 안돼 점퍼를 벋어 때려 잡기 시작했다,
시커먼 연기에 남편이 울며 고함치는 딸의 목소리를 듣고는 달려 내려오고 ....간산히 간신히 불을 잡았지만 ...
이미 잔디밭은 이모양으로 처참하게 망가져 있섰다.
불을 끄느라 딸의 눈썹과 머리는 타고 나도 그렇고
옷은 불똥이 뒤여 우굴 거리고 잠바는 낸내가 나면서 속이 다 삐지고 ...
놀란 가슴 밤새 밤잠도 못자고 뜬눈으로 새우고 말았다.
봄 이면 예전에 친정아버지도 나무 사이에 무성한 풀 치워준다고 불을 싸 질러 끄느라 고생을 했건만 깜빡하고 순간에 저지른 일 ...
하마트면 ...
잡혀 가고 목조 집 태워먹고 난민 신세될 뻔 했다.
올해는 가물고 건조해 봄날에 눈이 해동 할려면 진탕흙길인데 진흘길 다녀보지도 못하고 봄이 오는가 싶게 건조하다.
이틀후 비가 내려 촉촉히 적셔주니 그래도 태운 풀밭사이로 크로커스 새순이 삐쭉 나오기 시작을 한다.
어제는 태워먹은 향나무 톱으로 잘라주고 전지가위로 다듬어주고... 종일 서서 있섰드니
허리가 뻐근해 ~~ 저녁에 잠도 이룰수가 없섰다,
다들 봄날에 불조심 하시고 햇살 좋은곳에서 나물들 뜯으시면 봄을 느껴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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