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고모의 죽음

달진맘 2010. 8. 24. 23:37

 

 

 

친정 고모님이  돌아 가셨다.

올해 80 살,,,

적지않은 나이에  노인병원에서 어제 오후에 영면을  하셨고 사돈댁 장 조카의 전화로   내일 발인하여 화장을 할것 이라는 전갈을 받았다.

 

 

친정엄니 몇일 전 소식을 듣고 오시어 고모가 아파서 작은아들 네서 나와 노인병원에  계시단다.

살 날이 얼마 안남은 아버지 마지막 혈육이라 살아 생전에 보고 싶어 아침에 잠이 깨여 두런 거리는 엄니랑 돌아가시어 찾아가는 것 보다

살아서   뵙는게 좋을듯 해 어느 병원인지  알고 싶네요'''

 

 

글쎄다 병문안 가면 사람이나   알아 보기나 할려는가 모르겠다^^

 

근데 에미야 오줌 누러 나오는데 크단 거미가  내려 오길래 잡아 죽었는데 웬 밤중에 거미냐???

 

 

어린아이 마냥  걱정스런 목소리로 묻는 노인네 한테 ^^우리집에 손님이 오시나 보지 뭐^^

 

 

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는  웬지 불안 하다^^

 

몇번 울리는것 안 받고 말았는데 연속으로 울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찍힌 번호로  걸으니 사돈이다.

 

저 ..작은 엄니가 어제 운명 하셨네요 사촌들이  기별을 해라 해서요^^

 

 

다리가 풀리고 전화기를 잡은 손이 떨린다.

 

 

친정엄니 울음을 삼키시고,,, 그래서 거미가 새벽에 내려 왔구나...이그 블쌍해라 눈물을 찍으시면서 안절부절이다.

 

마침 목장이 안 바빠서   오늘은 다행이다 싶어 서둘러 길을 나선다.

 

 비가 내리는 날  큰딸이 운전을 하고 성남으로 갔다.

 

 

작고 작은 병원 5층이 노인 요양원이고  지하가 영안실이다.

대로 변 시끄러운 곳에서 마지막 눈을 감으신 가여운  분..

 

평생을 여주 산속에서 태여나  아랫 마을로 시집을  오시어 6남매를 두셨고

자식들이 다 탈 이농을 해 혼자  일흔여덟까지  시골 집에서 기거 하시다  작은아들네 방 한칸에서  간신히 명을 잇고 있다고

작년에  졸르고 졸라  나의 목장에 오시어 마지막 길을 왔다 하시던 분 천진스런  시골 노인께서 대로변 시끄러운 도시에서 마지막 숨을 거 두신게 측은하고 안타까웠다.

 

사는게 무언지 ...자식들 한테 언쳐 사는게 고달프고 외로워  고만 가고 싶다고 피로한  말년의 인생살이의 고단함을 띠엄띠엄 말로  표현 하셨던 분...

고모의 삶과 친정 엄마의 사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노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시는 분들 이시다.

 

 큰애가 태여 났다고 기뻐 시오리 길을 걸어 오시어 아이들 보시곤 밥맛이 없서 하시면 라면  삶아 드리면 맛나게 잡숫던 분^^

 

조카딸이  칼 국수를 좋아 한다면서

밀가루에 콩가루  넣어  치대 송송 썰어 열무김치에  이남박에 끊여 먹던 고종사촌 혈육들 이젠 다 나이먹어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고모님 영전에서 엉엉 우시느 통곡 하시는 친정엄니 ..

 

돌아오시면서 이젠 내 차레 겠지...

 

 

엄마 나오는데는 순서가 있지만 갈대는 순서가 없서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지요?? 손녀딸이 내가 시집가 애기 나는것 볼때까지 사셔 야죠^^

 

가까운 친족들이 한 둘씩 저세상으로 가시니 엄마는 걱정이 되시고 불안 하신가 보다.

 

니 아부지가 나 있슬 자리까지 만들어 놓고  새끼들 밥술이나 먹고 살만하니 난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지만 아푸지 말고 죽는복 타구나 자는것 처럼 조용하게  자식들 한테 애물단지 안 되게 가고싶다^^

 

엄마 그래서 기도 하고  계시잖아요...

그리 되실거예요...

 

비는 퍼 질러 내리고 마음은 그렇찬아도  모셨던 며느리가 어머님께서 형님 목장에 가고 싶어 하셨던 소릴들 듣고는 작년에 오셨슬적에  바쁜 조카딸 한테 짐 되기 싫다고

이른 새벽 치즈 안 치고 오니 슬그머니 가시어 치비 못 드린게 마음에 걸려  목에 가시 걸린듯 가슴이 짠 하고

 

이래저래 언짢은데   친정엄니는  17살에 시집와 평생  아옹다옹 시누이 올케로 살아왔던 세월을 회상하면서    영정앞에서 목놓아 우시는데   가슴이 멍이 든것 갔다,

 

 

사는게 어렵고 가난해   모진 고생을 하고 사셨던 분^^ 평생 농사로 여주에서 태여나 한평생 농부의 아내로 사셨던 분

그분의 한 평생과 함께 늙어가는 고종 사촌들의 모습과 그의 자손들을 보면서  무상한 인생사를 보고  한편의  휴먼 다큐를 본듯하다^^

 

 

( 생전에 꽃을    양귀비를 좋아 하시던 분 ..)

내일 한줌 재로 49일 후에  남편곁 으로 오신다는데  ,,,,무덤가에 이꽃을 심어 드리고 싶다,.,,

 

 

 갯 양귀비 꽃을 ^^

 

 

'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이 머리를 뽁았다.  (0) 2010.12.17
딸네집밥은 서서 먹는 다더니   (0) 2010.09.26
선생님의 전화  (0) 2010.07.14
이게 우리가족 사진 입니다.  (0) 2010.04.03
작은딸의 졸업식   (0) 2010.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