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날은 춥다던데
올해는 아직까지는 안추웠다.
엄니는 데모도를 하시고
난 어제 절인 ( 소금은 왕소금 천일염으로 삼삼하게 한다.)
밭에서 바로 뽑구
직접 키운 쪽파를 뽑아 다듬고 무우를 뽑아 다듬고 시래기 역어 걸고
읍내 마트에 사서 양념 사고
어지저기 흩어진 다라이 챙기고
고추가루 가지러 이천 다녀오고
오늘까지 속을 머무려 넣기까지 5일정도 걸린듯싶다.
연한 손에 ㅈ잡힐듯한 무우를 절여 쭉쭉 쪼개고 아님 사등분으로 갈라 양념이 베이게 하고
찹쌀를 뿔러 고우고
동시에 몇가지 일을 해대며 마지막 고추물을 들였다.
홍시도 댓개 낳고
배도 양파도 사과 도갈아 마늘과 생강도 갈고
집에 그릇이 다 출동되어
바깥에서 해바라기를 하면서 무우청을 양념비빔질을 했다,
투석중인 외숙모 께 한통
서울 작은 올케 먹으라고 한통
내것 두통
카다란 다라이에 담고 비비는게 제일 힘이든다.
머리끄댕이 처럼 무우와 청이 엉켜 뒤집고 양념을 머무리기를 요령이 없음 힘이든다.
80줄에 노모는 또 지난이야기를 삼탕도 더하신다.
육이오 난리에 집다 태우고 빈손으로 올라오신 나이많은 남편이 랑 용두동 단칸 방에서 살적에
이웃에 나무장사를 하던 고모부는 돈괘를 쌓고 살으셨단다.
그 고무부가 노름으로 그많은 돈 다 까먹고 어려울적에
고모가 왕십리 알타리밭에서 이삭을 주워 새우젓항아리에 두개 담은 김치가 얼마나 맛있는든가
배부른 시누올케는 ( 날를 배속에 넣으셧다니 60년도 더 넘은이야기) 누룽지 끊여 한대접 종각김치 놓고 다먹어치웠다고 한다.
오래된 흑백 영화 보듯이 덤덤하게 이야기 하신다.
그러더니 금방 울먹이면 시누 노릇한게 서럽다 하시고 그시누 죽을적에 임종을 본 이야기며
조카드 ㄹ안부를 기억하고 세월이 가히 40년을 뛰여넘어 이야기를 두런두런 하신다.
그 레파토리는 해마다 김정철 단상이다
집에 있는 거다란 배불뚝이 항아리는 그시절 아부지가 사주신건데 이사다니다 다
깨먹고 한나 남았다 시작으로
또 세월을 넘나들어 당신 시집올때 이야기 어릴적 이야기하시다 울고 불고
그러고 올해 무청 김치는 끝을 내고 깍두기고 하고 쪽파김치도 머무렸다
내일 동치미를 해야 하는데 또 끌탕 이시다.
올해는 땅을 못파네
이제 죽을일만 남았서
그리곤 또 내가 니한테만 말하는데
오즘도 질질 새고 똥두 지려 허시면서 우울해 한다.
여자가 늙으면 이렇게 된다
엄마 기저귀 하세요
지금은 남자들도 기줘귀 한대요
하초가 힘이없서 그런거 어쩔수 없죠
엄니랑 햇살 너그러운 날
단풍져 하나둘 떨어져가는 나무 이파리를 보며
늦가을 늙음을 허무해 하는 80줄에 엄마와
60줄에 딸은 올해만 할꺼야 내년에는 사서 먹을거야
생뚱맞은 거짓말을 하며 김장이 반은 끝이 났다.
똑같은 레파토리지만
내년에도 엄니가 파도 뽑구 다듬기도 하고 무청도 다듬고 하면 서
당신 가져온 것 잃어먹고 똥마련 강아지 마냥 뱅뱅 도는 엄니
그마나 이렇게 라도 살아 계시어
팔월에 씨 뿌리고 11월에 항아리에 쳐 넣는 년중 행사기 몇년 더 이어졋음 한다.
어깨가 늘어지게 아파
고단해 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