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마가 들었다.
그럴줄 알았지
가물다가 꼭 벼가 패이고 고개 숙일쯤이면 비가 쏱아져 다 된 농가를 망가 뜨리곤 하지
비가 연일 내리니 풀밭은 웃자란 풀로 발목을 덛고
아픈 남편이 보다 못해 급한 맘에 제초기를 돌리는데 풀이 난장이다.
하룻밤 꾸떡 말라 건초가 되었는데 비가 또 온다네
갈퀴로 긁고
손주들 이랑 작은 츄레라에 싣는다.
고사리손 으로 거드는 래건이 수빈이
기저귀 찬 목부 일세
잘말라 한 그루마는 벨라 할무니 주고
한 구루마는 양양 이 주고
장미밭 웃자란 풀 깍아 토끼 저녁밥 주니 밤 8시
비가 내린다.
조금만 예뿌게 내려 주세요...비님
래건이는 아마도 농부가 되려나 보다.
풀을 담아 이렁에 싣고 달리고 짐슴들 줄줄도 알고
래이는 낮잠이 들어 자고
작은딸은 젖을 짜고 저녁나절 큰딸은 어제부터 여자용 작은 제초기를 사서 풀을 깍았다.
할수 있는가...
닥치는 대로 해야지
ᆞ래건이 4살되니 말귀도 알아듣고 말도 제법한다.
풀을 갖다 말주자 하니 신나게 굴러 우사로 간다.
그래 정직하게 바른사람으로 크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