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 하시는 엄마
내가 너무 일찍
어버이날다음날에 친정엄마는 내려 오셨다.
올해 83세 이신데 당신 나이를 잊고는 딸집에 오면 사방 팔방 널인 일거리 도움못주시는게 속이 상하시단다.
내가 몸이 작년같지 않아
도무지 마음뿐이지 몸이 움직이지 않아 하고 숨이차고 진땀만 난다고 속상해 하시면 끝탕을 하신다.
엄마 엄마 나이생각 하세요
엄마는 젊어서 하두 센일을 많이 하고 살아 골아서 그래요
조금만 엄마 할수 있슬만큼만 하세요 하며
노인네를 위로하지만 내가보기에는 우울하신거 갔다.
이번에는 동네 작은집에 안가신다.
아버지 산소에도 안가고
작은 엄마 보러 안가냐 물으니
섭섭 하신게 있으시단다.
그래 뭐가 그리 삽섭해 라고 무으니
까먹었는데 서운한게 가시지 않으시단다.
엄마 까먹을려면 섭섭하고 서운한 기분도 까먹으라고 했드니 그말을 못알아 들으신다.
그리고는 울쩍함에 우신다.
그모습을 지켜보면
늙어가는 과정이지만 동네 당숙모도 그렇게 우시다가 가셨고 친정어버지께서 존경하던 지인 내과의사 샌님도 팔심이 넒어시어 부부가 목장을 오시오
핼쓱 해진 얼굴로 검버섯 진 얼굴로 날 보곤 잘 살아 준다고 우셨다.
그리고는 몇년후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소문으로 들었다.
울엄니도 이렇게 시름 시름 외로움 타시다가 가시는것 같아 측은한생각이 들었다.
개를 좋아하시는 엄마는 이번에도 오시어 들러보시더니 개집에 강아지가 우굴거리고
양들이 새끼들이 풀밭에서 뛰고 나르는것 보고는 웃으셨다.
송아지우리에도 송아지가 몇마리 태여 난것도 좋으시고
딸집에 오면 짐승이 좔되 좋아 하심서 즐거워 하셨다.
엄마는 평생 한이 무엇인지 안다.
엄마는 내가 어릴적에 밥을 지으시면 솥단지에다 숭늉을 하나그득 답으셨다.
왜그랴고 하니 그래야 친정이 잘산다 하셨다.
진짜 밥솥에 숭늉을 잔득부워 그랬는가 외삼촌이 장가를 들고 돈을 잘벌어 한때 집이 두채를 가지고 살았섰다.
흐믓해하는 엄마는 내가 밥솥에 숭늉을 정성으로 부어 느구외삼촌네가 잘산다 하고 좋아하셧다.
그런데 고만 살림이 거덜이 나는가 외숙모가 빛을 지고 집두채를 팔아먹고 외삼촌이 화병으로 먼져 환갑도 못살고 갔고
외숙모가 아이셋을 데리고 고생하고 사는데 지난달인가 전화가 와서 임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기쁜소식을 주셨다.
엄마가 자주 전화를 하신다 하루에 몇번씩 전화건거를 잊어먹고는 애미야 잘있냐 아들도 잘있고 하는 레파토리를 읍조리는데
일이 안 바쁘면 전화를 받고 말 상대를 하지만 운전 중 이거나 골모리 아플 적에는 전화를 못받을수가 있다.
그래도 엄마가 좋아하실 내용이라 바로 알려드렷드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면 연결이 안되고 다시 걸라고 한다고 전화를 걸수가 없다고 하신다.
심심해하는 노인네 기쁨 드ㅡ리려고 전화를 연결해 드리니 친정이 이제사 작은집이라도 내집을 갖고 살게되서 좋다고 웃으시는데 영락없는 아이 모습이다.
장난감 가게 가서 새장난감을 갖고 좋아하는 아이 같은 표정으로 친정이 집산거 좋다고 아이 같이 좋아 하신다.
어제는 비가 내렸다.
비속에 국화모종을 해 심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드니
엄마가 우산들고 촞아 다니 신다.
내가 너무 일찍 왔서
딸집에 오면 테레비도 마음대로 못보고 심심해 하고 느그 아부지 제사까지 언제 가디리니 하신다.
심심해 하여 엄마말을 동무삼아 들어 드리면
엄마 마음속에는 미운감정만 남았는지 온통 지난 시절 당신 어려울적에 힘들적에 마음속에 아픔만 준 사연만 뇌 까리신다.
느그 고모 둘이 시집살이을 이렇게 시켯고 느그 아부지가 잘못 했서 이렇게
하고 당신 어릴적 살던 이야기 중 좋은것은 기억 못 하고 아푸고 속이 상했고 가슴아팠던 이야기만 하신다.
걱정이다.
손주들도 어려 아이들 뒷배도 봐야 하고
집에서 할일도 늘어지게 많고
엄마 말동무도 하고 지난날 이야기 들어드려야 하는데
일을 어디서부터 줄여야 하는지 생각이 깊어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