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짐
83세 이신 친정엄니 작은 아들 집 에서 사 시는데 구정 이니 오고 싶으시단다.
전화를 넣어 구정이면 몇칠 더 있서야 하고 날이 추우니 이삼 일 남겨두고 오시라 했다.
진즉에 엄니는 아마도 일 주일 이상 장을 돈 것 같이 올망졸망 짐을 꾸려 놓으시고 월요일 아침에 아들차를 얻어 타고 이천까지 오시면 새벽 7시 경에 휴게소에서 엄니을 모시고 오곤 했다.
짐만 보내라 하셨드니 옹망졸망 가방이 세개이다.
도시서 변변한 친구도 말 동무도 없시 쓸쓸히 사 시는데 낙이 라는게 장터에 나가 물건 사고 싼 점심 사 잡숩고 오시는듯 싶다.
엄니는 가난뱅이 치과의사를 만나 두분이 안 먹고 안 쓰고 절약으로 재산을 모으신 분 이라 지금도 당신 발품 팔아 싼거 한 보따리 주는것만 사는 버릇이 들어 게시다.
남동생이 가끔 불만을 이야기 한다.
엄마는 어서 먹지도 않는 싸구려 만 사서 방안에 하나 그득 전 벌려 놓고 썩어 버리고 작은 며느리랑 작은 아들 연실 가져다 주는데 맛도 없고 시들고 해 골치 아프다고 투덜 거렸다.
여기 목장에 가끔 오셔도 오래 되고 시들이 빠져 못 먹고 짐승들 주니 너두 뭐라 해 엄니 기분 나쁘게 하지말고
주는대로 받아 싣고 오라 했다.
그제 가져온 엄미 구정 쇨 보퉁이
시들은 묵은 감자
몇봉다리 사과
귤
바나나 불로컬리
부로컬리
고사떡
가래떡
콜라비
이란 석류
피도라지 그리고 졸망 졸망 한라봉 3자루
아마도 사과 네 봉지 와 한라봉 세봉지 는 당신이 산것을 기억 못해 더 사신듯 싶다.
오늘 일 부러 엄니 짐을 꺼내 펼쳐 보았다.
낡고 누우렇게 뜬 것은 돼지나 닭 주고
작은 사과 시들은 감자는 쪄 먹는 호박 등도 역시 양 이나 짐승 주고 남은것은 골라 바구니에 담아두었다.
남편이 들락날락 드시겠지 싶다.
엄니는 당신이 무엇을 사 셧는기 기억을 못한다.
심심ㄴ하고 무료하니 시장 장터 한바뀌 도시고 아는 장사꾼ㄴ만나면 하나 갈아주고 비니루 가방 하나 그득 하니 모아 두었다가
여주에 갖고 오시는데 그마나 걱정이 되어 길 잃어 버릴라 작은아들 과 짠게 월요일 출근길에 아들 차 얻어 타고 큰딸 네 집으로 오시는 거다.
일제시대 삼팔선 ` 육이오 전쟁등 암울한 시대를 사 셧고 어린나이에 전쟁과 가족을 헤어지곤 고단한 삶을 살아온 결과 라고 엄니는 눈물을 찍으면 당신 사신 이야기를 하신다,
연속극 듣듯이 몇번은 더들은 이야기를 하염없시 들어 드리는 일은 참 지겹고 따분하다.
그렇다고 그이야기 지난 번에 오시어 한이야기 라고 면박을 주어도 당신은 그것 조차 기억 못하고 또 재방송 하시듯이 말씀을 하시며 울고 또 우신다.
단짝 친구가 있다,
그녀도 시모와 친정 엄니를 한 요양원에 모시고 있는데 그녀가 작년에 김장담그러 오셧다가 엄니 행동을 보시더니
나 더러 화 내지 말고 들은 이야기 자꾸 또 들어 들이고 말대꾸를 하 라고 한다.
자기 경험으로 당신 엄니 두분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치매로 들어 간다며
일일이 약을 챙겨야 하고 체크를 해야 하는데 엄니는 방치 상태 갔으니 그것을 해결 해야 한다고 자기경험을 비추어 말을 해준다.
어쩐다...
여기 오심 당신 일거리는 있는데 일이 너무 많아 넘쳐나고
기거할 집도 지어야 하고
내가 당신 비서 마냥 붙어서 일거수 일투족을 다 챙겨야 하는데
손주 들은 어리고 목장에 체험 시즌이 돌아 오면 나도 정신 못 차리는데
83세의 노모 봉양까지 한다고 나설수가 없다.
그나마 당신이 물건 이라도 사시고 길도 알아 아직은 버스도 타 시지만
노인네 일을 어찌 판단 할수가 있나 싶다.
참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