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사는 곳이야기

프르러 가는 들녁

달진맘 2011. 6. 6. 22:25

 

 

 

긴 겨울 내내 들녁은 허허 로웠다.

눈이 내렸고 추웠고 얼어붙은 논바닥에는 작년에 베여내고 남은 벼의 믿퉁이만 얼음판 위에 비쑥나와 불어대는 바람에 휭 하니 시름이 뚤린듯 시린날 들이 지나고

 

들녁에 경운기소리 트ㅡ랙타 밭 가는 소리가 울릴쯤되면

 

수건쓰고 눈만 빼꼼 내민 아줌니들실은  트럭들이 농로길을 활보하다 봄

 

 이양기 오르락 거리고 파란 아기모 들이   곰배 손에  쪼이듯이 논바닥에 심구어지고...

 

어제 모처럼 읍내로 국시  사 먹으로  가는길에 논바닥이 프르르다.

 

 

 

이젠 봄농사철에도 논을 삶는다고 가래질을 한다고 농네 품앗이를 하며 돌아가며 밥 짓고   들밥을 먹는 풍경도

술 주전자 들고 이고 지고 가는 머리에 똬리 틀고  논둑길을 걷는 아낙들 모습도 사라진지 오래이다.

 

 

모 심으면서 모줄 뛰우고  선 소리에 후렴불면서  심던 모습도 영화속 에서나 볼까..

 

 

육모장에서 모 사다 돈 주고 트랙타로 논 삶고 갈고 이양기 품삵 주고 심으면 논두렁 두어번 깍아주고

비료 두어번 주고 농약 두어번 치면 가을 추수에 털어 수매하면 올농사는 끝 인듯싶다.

 

 

매일 등짝이 따갑도록 뜨거은것보니  가지 걸음 먹은 논은 프르름으로 넘쳐나고

백로들이 훨훨 노닐때가 된듯 싶다.

 

 

오늘 체험을 오신 가족들이 부럽다고 한다, 마님 사는 모습이..

 

 

좋은게 있다면

 

사계절 자연의 변하는 보습을 직접 볼수 있음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색감을 느끼고 즐길수 있음인데

 

누리는 것만큼 잊은것도 많다고 부러워 마시라 했다.

 

 

오늘이 단오 ^^

 

곧 여름장마가 지고 푸른논에 햇살이 내리 쬐이는 여름날이 오겠다.

 

 

세월은 참 ..빠르게 가고 난 점점 걷는게 힘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