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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내 팔자

달진맘 2008. 11. 30. 18:28

 

 

정확히 내 팔자가 21세기 들아와서 더 고단해 졌섰다.
오리잡도 넓은 탓에 세상 근심 다 끌어 안은듯이  시쳇말로 헤집고 다니느라 몸을 안 돌본 탓인가?
어느날 거울속의 내모습은 다 늙어가는 병든 노파의 모습 이다.

더우기 이빨이 빠져 (지금 임프란트 시술 중임) 말이 새는 어금니로 먹는 행복 마져 빼앗긴 나의 몰골은 더 함악 스러워~몇일 전 지붕개량을 하면서 울뻔했다.

그제 어버이 날 ~
딸의 팔자는 엄마를 닮는다던데 시국을 잘못 만나 서러운 삶을 사신 친정엄마께 전화를 넣었다.
목이 잠겨 간신히 터지는 목소리로 아프시단다.

목장을 하면서 마음 편하게 친정나들이 한번 못 하고 모녀여행 조차 못해 아쉬움이 마음 뿐 이라 항시 죄송한맘뿐 인데 흔한 카네이숀 꽃다발 하나 못 챙겨드려 죄송한 마음에 전화를 넣으니 병환중이시다. 마음이 언짢고 속이 상한다.

친정엄마는 칠순을 넘겨 팔순 언덕을 느리게 행보 하시는 복이 많으시면서도 당신복을 못 챙기시는 가련한 노인 이시지만 타고난 몸 관리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하시는 분 이시다.

친정 자매들이 가끔 집에 모이면 엄마의 그런모습을 가슴아파 흉도 보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며 배를 잡고 웃기도 한다.

일흔 넷 이신데도 고은자태에 정정해서 자식들 집을 당신 혼쟈 휭~휭 ~잘 다니시는데 항시 그분의 가방 속에 한꾸러미의 약봉지가 담겨져 있다.

목장 마당가 한 구퉁이 이에 씨 뿌렸다  이맘 때면 부지런히 가꾸면 상추며 구멍뚤린 열무며 질겨빠진 아욱국을 먹을수 있는데  딸의 비위를 마추시는지  아님 당신 평생의 입맛을 재연해 주는 맛 인지 ..맛 나게 드시면서 이집에 와야 내 입맛에 짝 달라붙는 김치에 국을 먹을수있서 하심서 보리밥 한그릇 뚝닥 드시며 맛나 하신다.

바로 약을 줄줄이 꺼내드신다.
엄마 뭔약이 이리 많대요?
이것은 작은 며느리가 해 마다 어버이 날에 사다 주는데 무릅관절 아프지 말라고 준것이고 이것은 혈압약 이것은 골다공 생기지 말라고  약사가 권해주는 약 이고 이것은 영양제이고 이것은 감기약이야...

어느날은 한약의 파우치 봉지까지 가져 오셔셔 데워 드시느라 분주하다.
친정엄마 는 딸 집에 두밤을 주무시면 내집이 편해 하심서 불나게 당신 집으로 가신다.
그런 노인네를 붇잡아 두기 위해 별별 꾀를  다 내 보아도 노인 고집은  갓 태여난 송아지 고집 만큼이나 집요해 약이 떨어져 얼릉 가야돼 하심서 훌쩍 가 버리신다.

건강 하셔셔 고맙기 그지없다. 내 입장에선~
타고난 건강체 인신 엄마는 일욕심이 많고 일복이 타신 분으로 어릴적 부터 일속에 무쳐 사셨다.
종갓집 종손으로 일년에 봉제사는 11번에  동짓날 추은밤에 어느날에 2번의 제사를 모셔야 하느날도 있섰다.
어릴적 허름한  한옥의  겨울밤은 추웠다.

종일 조상님이 드실 음식장만 하느라 맷돌 질에 지짐이 질에 온갖 정성 다 들이지 않음  큰일 난다는 아버지의 조상님 모시는 철학에 맞치시느라  인스탄트나 장 에서의 음식은 제상에 올리지 못하고 손수 큰 며느리 표의  손맛으로 장만 해야 했다.

메를 지을 때도 아뭇 쌀이나 푹 퍼서 벅벅 앁어 안 치면 될테인데  종일 제상 준비하고 저녁 밤 먹고 치운후에  이남박에  미리 준비해둔 도지 쌀중에 제일 좋은 고랫논 쌀을 퍼다 뉘와 돌을 일일이 손으로 가려 냈다가
빔 11시경 이면 아버지께서 지방 축문을 쓰시다가 메 지라는  명령이 떨어져야 쌀을 조심스레 씯고 밥을 안치셨다.

호라시로 혼자 피곤도 하셔 싫다 도리질을 하실량이지만 피곤에 지쳐 코피를 줄줄이 쏱을 량이지만 절대
실은 내색 안고 부지런이  더운 물도 안 나오는  뼈가 져리는  수도꼭지 틀어내며 손가락이 오리발 처럼 빨갛게 되도록 일을 하신분 이시다.

그런 분이 처음 목장을 일구겠다고 내려올 적만도  인부를 밥을 친정엄마랑 같이 해결 했고 년년생으로 며느리 딸이 아이를 놓자 업고 끌고 어르며 4명의 친손자 손녀를 키우신 분 이신데  몇년 전 부터 어미야 내몸이 예전 같잖어 예전 갔잖어 하심서 당신 늙어감을 야속해 하신다.

당신 기력이 쇠잔해 감이 아쉬운듯 딸집에  이것저것 챙겨주시는게 점점 힘에 부쳐 하신다.
에미야 ~
내가 평생 기른 분재가 있는데 너를 주고 싶은데 언제 집 짓고 온실을 만드니?
이제 나이탓 인지  게네들 분 갈아주고 겨울에 얼어 죽지말라고 옮기는 일도 고단해 ~
며느리 줄래도 꽃엔 관심들이 없고 말라 죽이니 싫고 꽃 가꾸기를 좋아하는 심성이 날 달은듯 싶어 너에게 물려주고 외손녀 딸에게 전수해 주고싶어 그래....

노인네가 자식도움 없시 당신 혼쟈 이리저리 대중교통으로 다니시는게 감사하고  기대며 의자할 분으로 생존해 주신것만으로  자식입장에서 고마울 뿐인데  어제 우유 홍보요원화 교육에 강사님께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고의 속도로 노인국가 반열에 들은 국가로 노인들이 건강을 위해 먹을 것을 의사 입장에서 재미나게  들으며 ..친정엄마 얼굴이 어른거렸다.

에미야...
니가 만든 치즈가  노인들 에게 좋대며~요쿠르트도  맛 있다고 동네친구 들이 좋아 하드라!

올해부터는 운반 하기좋게 만들어 택배로 부쳐 드리기로 했다.

요즘 나의 행복은 작지만 이런데 있다.
내 가족과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그게 최우선이고 작지만 큰 보람이고 제일 즐거운 것 이라는것 ~

목장 터에 쏱아지는 풀을 뽑고 꽃을 모종하며 매일 매일 행복하다.
보아주실 친정엄마가 아직 건재 하시고 딸애가 딸 아이 정원을 꾸미는 일에 적극 나서니...

조만간 모녀삼대의 목장정원을  공개할날이 있슬려는지 그날을 꿈 꾸어 본다.

엄마 건강 조심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요...
에미야 ~몸좀 돌보고 얼굴에 존 화장품 사서발러  이게 눈가에 주름 펴준단다 먼저 오셔셔 주고가신 화장품 전단지가 어른거리는 날 이다.

 

(낙농동호회 기고한 목장일기에서  퍼옴 )